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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다가오는 복날을 앞두고 복날은 언제인지, 언제부터 생겨난 개념이며, 왜 삼계탕을 먹는지, 복날에 먹는 보양식의 종류에 대해 알아봅시다.

복날-초복-삼계탕
삼계탕

1. 삼복의 개념과 특징

삼복은 양력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 사이에 들어가는 잡절(雜節)하지로부터 세 번째 경일을 초복, 네 번째 경일을 중복, 입추 후 첫째 경일을 말복이라 합니다. 참고로 삼복은 명절도 절기도 아닙니다. 초복은 하지에서 20~29일 후, 중복은 하지에서 30~39일 후, 말복은 입추 당일에서 9일 안에는 오며, 대체적으로 초복은 7월 11일~20일, 중복은 7월 21일~30일, 말복은 8월 7일~16일 사이가 됩니다. 이런 이유로 제헌절과 광복절 중 하나가 복날에 걸릴 때도 많습니다. 삼복은 십간 순서대로 오는 날이기 때문에 통상적으로는 삼복 사이에 각각 10일의 텀이 존재하므로 초복에서 말복까지는 최소 20일이 걸립니다. 이처럼 20일 만에 삼복이 들면 매복이라고 합니다. 어쨌든 삼복 기간은 7월 초중순부터 8월 중순 사이에 오는데 한반도의 평소 기후를 볼 때 1년 중 날씨가 가장 더운 때가 바로 이 시점이기도 합니다. "삼복더위"라는 단어가 이 시점에 사용되는 것은 유난히 이 시기의 날씨가 덥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각급 보육·교육기관은 이 시기에 100% 여름방학을 실시하며 직장인들의 여름휴가도 이 시점에 몰리게 됩니다. 이 시기에는 온열질환 발생을 막기 위해 낮 시간대 야외 활동을 지양합니다. 낮 기온이 33도 이상 치솟는 폭염 현상은 거의 매일 일어나며 밤에도 기온이 25도 이상 오르는 열대야현상도 이 시기에 주로 나타납니다. 그야말로 온 나라가 '더위와의 전쟁'을 치르는 셈입니다. 때에 따라서는 삼복 기간에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하거나 한반도 근처까지 북상하는 현상이 흔치 않게 벌어지기도 합니다. 한국과 중국 간의 시차로 인해 한국에서 하지나 입추 날짜보다 중국이 하루가 빠르고 그 빠른 날이 경일인 경우, 한국과 중국 간에는 초복, 중복이나 말복 날짜가 다르게 됩니다. 음력날짜가 다르거나 24 절기가 차이가 나도, 하루하루 자체의 일진은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삼복은 음력의 개념이 아니라 24 절기와 일진을 기준으로 정하기 때문에 소서(양력 7월 7일 무렵)에서 처서(양력 8월 23일 무렵) 사이에 들게 되며, 한 해의 복날과 이듬해 같은 복날의 간격은 360일 또는 370일입니다. 그리고 초복은 전년 말복의 340일 후가 보통이며 이따금 330일 후가 됩니다. 이런 원칙 때문에 이듬해의 복날 날짜는 그 해의 복날 날짜 기준 4일 후, 5일 후, 6일 전, 5일 전 중 하나가 됩니다. 그리고 윤년을 기점으로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윤년과 윤년+2의 해의 복날이 같으며 윤년+1의 해와 윤년-1의 해의 복날이 같습니다. 삼복을 24 절기로 착각하기 쉽지만, 이 날은 24 절기가 아니라 속절입니다. 따라서 공식적으로 무언가를 하거나 반드시 지켜야 할 필요는 없었으나, 예로부터 내려온 풍습입니다.

2. 복날의 대표적인 먹거리

사마천의 '사기'에 따르면, 기원전 676년에 처음으로 복날을 만들어 개를 잡아 열독(熱毒)을 다스렸다고 합니다. 혹자는 우스갯소리로 복(伏) 날이 사람인변(人)에 개 견(犬) 자가 합성되었으므로 복날에는 개고기를 먹어줘야 한다는 속설도 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복날의 경우 열기가 폭염이 내리쬐는 기간 중에서도 더위가 심히 강하기 때문에 활동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농번기인 만큼 아무리 일 나가기 힘들어도 일은 해야 했고, 호환당할 염려도 있어 야간작업도 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체력보충을 위해 고칼로리 영양식을 섭취할 필요가 있는데, 주로 선호된 것이 고기 요리, 그것도 수분 보충용으로 물기가 있고 열기를 돋게 하는 부재료를 이용한 국물 고기 요리를 주로 섭취했습니다. 그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때문에 복날만 되면 전혀 다른 장르의 식당들도 그날만큼은 복날 음식을 선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보다도 장마를 지나고 습도가 높아 AI, 구제역 바이러스로부터 가장 자유로운 절기이며 고온 다습해서 음식물 부패가 빨리 일어나는 시기라 고기와 달걀 값이 가장 저렴합니다. 그래서 삼계탕을 가장 많이 먹게 되었습니다. 복날에 대표적으로 먹는 것은 삼계탕이며, 이 외에 보신탕, 육개장, 민어, 장어, 추어탕, 설렁탕, 용봉탕, 전복죽, 흑염소, 메기매운탕 등의 각종 보양식을 섭취합니다. 또한 팥죽을 먹기도 하는데 귀신을 물리치고 더위를 물리친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전통적으로 먹던 복날 보양식은 대부분 이열치열로 구성된 것이 특징입니다. 육류를 풍성하게 섭취하기 힘들었던 옛날에는 증편, 주악, 백설기를 별식으로 해 먹기도 했습니다. 물론 냉방 시설이 좋아지고 영양소를 특별한 음식으로 보충해야 할 필요가 없는 풍족한 현대 사회에선 복날에 꼭 복날 음식을 챙겨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상기 문서에 서술되어 있듯이 복날은 과거시절 영양섭취가 풍요롭지 못하던 시절에 그래도 더운 날인 만큼 기력보충을 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것이 복날입니다. 요즘처럼 굳이 복날이 아니더라도 항시 단백질과 영양분을 섭취하기 쉬운 만큼 반드시 찾아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 시기에 먹을 법한 특식 정도로 생각하면 좋을 듯합니다. 젊은 층이나 일부 기성세대의 경우 기력 보충이랍시고 더운 날에 굳이 땀 뻘뻘 흘리면서 뜨거운 걸 먹을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간단하게 냉면 같은 시원한 음식을 찾는 사람도 많습니다. 물론 오히려 땀을 잔뜩 빼고 체온을 낮춰 시원함을 느끼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으니 선호도에 따른 메뉴선택을 하면 됩니다. 그래도 삼계탕이 아니더라도 찜닭, 불닭, 닭볶음탕, 치킨 등 닭고기 요리를 찾는 사람이 많은 건 변함이 없습니다.